‘산업의 쌀’로 불리는 반도체, 그만큼 산업에 필수이면서도 흔한 부품이었지만, 최근 몇 년간은 코로나19의 대유행과 강대국들의 무역 분쟁으로 반도체 수요와 공급의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비대면 경제로의 급속한 전환 때문에 IT 기기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고, 반도체 수요 역시 폭증하면서 공급이슈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변수 외에도 이미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들, IoT와 클라우드, AI, 메타버스 등으로 반도체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이에 따라 반도체의 SCM도 점점 분주해질 수밖에 없고, 때문에 반도체 설계, 생산, 판매 단계를 조율하는 SCM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생산을 의뢰하고 제품 설계를 주로 하는 팹리스의 경우 직접 생산기지와 물류를 직접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수요공급예측의 핵심인 SCM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겠죠?
이번 편에서는 반도체 수요 대응의 최전선에서 LX세미콘의 Supply Chain을 책임지고 계신 사공영재 SCM담당님을 통해 SCM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1. LX세미콘 SCM담당의 역할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SCM담당은 여러 역할을 하는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LX세미콘의 매출을 위해선 설계하는 시스템반도체를 고객사들에 판매해야겠지요? 아무리 좋은 성능의 제품을 개발해도, 고객사의 주문에 대응하고 매출을 달성하려면 우리 스스로 얼만큼의 대응 능력이 있는지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TV 디스플레이 제조사가 우리 영업팀에 “3월까지 100개의 제품을 구매하고 싶다”고 주문하면, 영업팀은 SCM담당에 고객사의 오더를 전달합니다.
이때 공급관리팀은 영업이 확보한 고객사의 주문을 확인하고 얼마나 공급할 수 있을지 계획을 수립합니다. 고객사의 주문에 대응할 수 있을지를 확인하기 위해 파운드리와 함께 재공품(공장에서 생산과정 중에 있는 물품) 현황을 확인하고, 추가로 제조해야 하는 수량을 확인합니다.
재고가 충분하다면 제품 100개를 주문과 즉시 모두 공급해 줄 수도 있겠지만, 재공품과 재고가 부족할 경우 추가로 제조해야 합니다. 공급 일정과 공급 수량이 공급관리팀에 의해서 확정되면 외주 운영팀은 외주 협력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미리 만들어 놓은 웨이퍼를 이용해 후공정을 진행하여 완제품을 제작하고 일정에 맞추어 출하시키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략구매팀은 파운드리 및 후공정 업체를 포함한 모든 협력사의 공급량을 확보하고 가격 협상을 주도하며 신규 업체 발굴, 육성을 통해 경쟁력 있는 SCM 운용 전략을 세웁니다. 또한, 개발 초기부터 R&D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최적의 개발 원가를 찾아내고, 개발 샘플의 수량과 일정에 관련된 모든 업무를 수행하는 개발구매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2. IDM, 파운드리 업계와 비교했을 때, 팹리스인 자사의 SCM의 차이점에 대해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LX세미콘 같은 팹리스는 자체 공장이 없기 때문에 SCM이 특히 중요합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IDM(Integrated Device Manufacturer)들은 설계, 생산, 조립 및 검사의 후공정까지 다 운영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의 설비를 통한 생산 일정과 재고에 대한 정보를 다 알고 있는 상황에서 SCM 플랜을 짤 수 있지만, 팹리스는 그렇지 않습니다.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한데요.
첫 번째, 파운드리로부터의 정보 입수가 매우 중요합니다. 팹리스는 생산 설비를 직접 운영하지 않지만, 고객사의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파운드리로부터 실시간으로 생산과 관련된 정보를 입수하고 운영해야 합니다. 즉 SCM 계획을 수립하기도 그만큼 어렵습니다. 파운드리의 생산설비 가동률, 경쟁사의 가격경쟁력 등 여러 방면에서 예측이 필요하고 그만큼 챙겨야 할 사항들도 많을 수밖에 없어요.
즉 올바른 SCM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고객사, 협력사와의 신뢰도 높은 정보공유를 위한 시스템 마련 및 활용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타 업계와의 차이점을 꼽자면, 요즘 같은 반도체 수급 불균형의 상황에서는 IDM이 상대적으로 SCM 운영에 유리합니다. 특히 IDM은 고객 맞춤형 제품이 아닌 메모리, CPU와 같은 범용 스펙 제품들을 많이 제조해 성수기와 비수기의 수요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LX세미콘과 같은 팹리스는 파운드리 회사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키워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고객과 경쟁하지 않는 전문 파운드리 업체는 고객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줄 수 있습니다. 팹리스는 상호 협력 관계가 바탕이 된 파운드리 업체를 통해 신뢰도가 높은 생산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입수해야, 세트업체에 대한 공급계획 수립이 가능합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파운드리 업체와 가까운 곳에 사무소를 설립하는 등 긴밀하게 협의할 수 있는 조건을 미리미리 갖추어 놓아야 합니다. 또한, 필요하면 파운드리(협력사), 세트업체(고객사)와 기준을 마련해 필요한 시점에 정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3. R&D부서와의 원활한 협업이 매우 중요할 것 같은데요?
반도체 개발이 끝난 뒤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을 시작하면 그 이후에는 스펙이나 가격 등 여러 요소에 대해 수정할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듭니다.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미 협의가 끝난 상황에서는 고객사의 승인을 얻기가 어렵겠죠.
SCM과는 보통 생산 캐파, 가격 등에 대해서 협의를 많이 하게 되는데요, 변경 필요 여지가 없도록 개발 처음 단계부터 R&D와 긴밀하게 협업해야 합니다.
R&D의 입장에서는 제품의 특성이 잘 구현되는지, 스펙을 충족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원가에 대해서는 신경을 덜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SCM 입장에서는 특히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개발 초기 단계부터 R&D와 협력해 반도체의 특성을 잘 구현하면서 효율성이 높은 파운드리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생산원가 측면에서도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A, B 업체 모두 생산이 가능할 경우 양쪽 파운드리의 비용과 공급 대응 능력에 대한 정보를 확보해, SCM과 R&D가 긴밀하게 커뮤니케이션해 최적의 비용으로 생산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결국 개발부터 양산까지 긴밀하게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SCM의 숙명인 셈이죠.
4. SCM의 역할에 대해 구성원들에 대한 당부와 응원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팬데믹과 IT 기기 수요 급증으로 반도체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합니다. LX세미콘 역시 최근 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LX세미콘 같은 팹리스 업체가 설계뿐만 아니라 SCM 운영을 통한 비용 절감과 수익 증대 노력을 활발히 해야 함을 인지하시고, SCM 구성원들이 회사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