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지속되어 오고 있는 반도체 수급 이슈는 반도체 회사들에 SCM(Supply Chain Management)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준 바 있습니다.
성능 좋은 반도체가 개발되었다 하더라도 고객이 원하는 시점과 가격을 만족시키지 못하면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설계된 반도체가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되고, 고객에게 인도되고, 최종소비자의 제품에 적용되기까지 LX세미콘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에 집중하고 자체 생산 공장 없이 외부에 생산을 위탁하는 팹리스의 공급관리팀, 과연 고객과 파운드리 사이에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시죠?
고객 수요와 공급, 재고 예측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계시는LX세미콘 공급관리팀 류재환 팀장님을 통해 직무의 매력에 대해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1) 팹리스로서 공급관리팀 업무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업이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제품(product leadership), 고객 친밀성(customer intimacy), 그리고 우수한 운영(operational excellence)을 갖추어야 하는데, 이것을 달성하는 핵심 요소들을 각각 핵심기술, 브랜드, SCM(Supply Chain Management)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중에서도 SCM이 기업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믿고 있습니다.
공급관리팀의 주요 업무는 SCM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수요공급망 프로세스를 운영하는 것입니다.
팹리스로서 공급관리팀은 고객의 주문(일정과 물량)을 영업팀으로부터 접수한 뒤 자사의 재고 현황, 파운드리 & 후공정 업체들의 실시간 Capa 및 리드타임을 고려해 적기의 공급 계획을 수립합니다.
반도체를 설계하지만 직접 생산하지 않기 때문에 파운드리 업체와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은 필수입니다. 파운드리와 실시간 커뮤니케이션과 시스템 활용을 통해 고객 납기와 재고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2) 공급관리팀 업무 중 고객사 – 파운드리와의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반도체 생산 리드타임은 보통 2~3개월 필요하기 때문에 저희는 그에 맞춰 매출 수개월 전에 파운드리 생산 스케줄을 확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작업은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고 확정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고, 면밀한 준비를 통해 수요와 공급 간 오차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매주 공급계획을 수립하고, 수립된 공급계획을 바탕으로 파운드리와 매일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생산 일정을 조율해 나가고 있습니다.
반도체 생산은 수많은 공정이 필요하고, 공정을 거치는 동안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생산 현장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이슈들이 발생할 수 있고 또 이를 해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생산 과정 중간중간에도 수시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사와 파운드리 상호 간의 신뢰가 충분히 쌓여 있어야 합니다.
상호 간 신뢰를 통해 파운드리의 생산계획과 자사의 공급계획을 물 흐르듯 이어지도록 동기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고객사의 구매 일정이나 파운드리의 생산계획이 예기치 못하게 변경되었을 때도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하면서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밀히 협업하고 있습니다.
3) 공급관리팀 직무의 매력은 무엇이다!?
공급관리팀원은 ‘플래너(Planner)’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 플래너들이 모여서 LX세미콘이라는 거대한 함대의 수요공급망을 더욱 효율적으로, 촘촘히 관리하기 위해 매일같이 숫자를 체크하고, 시뮬레이션하면서 미래의 공급계획을 수립합니다.
수립한 계획을 바탕으로 파운드리와 커뮤니케이션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미래, 업황을 누구보다 먼저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공급관리팀 직무의 매력이라고 하겠습니다.

4) 공급관리팀에서 필요한 직무 수행 역량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최근 글로벌 공급망 이슈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면서 SCM의 중요성을 새삼 피부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공급관리팀은 이런 이슈들을 문자가 아닌 숫자를 통해 미리 분석, 예측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예를 들면 시장조사기관, 매체를 포함해 다방면의 채널들로부터 얻어내는 업황과 관련된 정보들을 우리가 활용할 수 있게 수치화하는 것이 이상적인 대응 방법이겠죠.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숫자를 보는 시야를 넓히는 법을 깨우치면 좋겠어요. 어떤 수치를 확인했을 때 그 수치가 내포하고 있는 이면의 의미와 결과로 나온 숫자의 원인에 대해서 본능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5) 공급관리팀장으로서 직무를 하면서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지요?
공급관리팀 신설 후 팀을 맡으면서 효율적이고 정확도가 높은 공급계획 수립을 위해, 공급관리 시스템 툴을 구축했습니다. 팀원들과 장시간 고민하고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고, 팀원들의 열정 덕분에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고 정착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덕분에 고객사 및 협력사와의 신뢰도 높은 정보 공유와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이 인터뷰를 통해 팀원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
이러한 우리의 노력이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수급 이슈 상황 속에서도 자사가 큰 폭으로 성장하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힘들었지만, 보람을 느꼈습니다.

6) 팀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일잘법이 있다면?
제가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는 격물치지(格物致知)로, 이 말의 뜻은 “모든 사물의 이치를 끝까지 파고 들어가면 앎에 이른다”라는 뜻입니다.
업무 연차와 상관없이 누구든지 일에 대해 명확히 알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다 보면 보다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7) 우리 부서에서 일하기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한마디
회사는 여러 직원이 협력하여 성과를 만들어가는 사회인만큼, 직원들 간 협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올바른 인성을 바탕으로 타인의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봅니다.
하나 더 말하자면 저는 가끔 스스로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합니다
“감사하는 습관은 기쁨을 부르고, 기쁨은 행복을 부른다. 그러기에 감사하는 습관은 행복을 부르는 주문과 같다.”
언제나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